김정한 소설의 상징분석과 의미
신인상 평론
김정한 소설의 상징분석과 의미
―「사하촌」과 「모래톱이야기」
김정진
Ⅰ
소설은 비교적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어왔다. 그것은 소설이 사회현상을 담아내는 데에 가장 적절한 양식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문학사에서 사회성이 있는 작가는 많다. 그러나 요산 김정한의 초기작에서처럼 이데올로기를 위한 무조건적인 반사회의 성향이 아닌 사회의 모순상을 상징적으로 드러내어 소설로 형상화한 작가는 많지 않다.
그의 소설은 투철한 사회의식과 지식인으로서의 저항정신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문학성의 문제가 논란이 되어 왔다. 그의 소설에 대한 새로운 해석은 문학사에서 다소 소외된 그의 작품을 재평가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요산 작품의 소설 미학적 형상화에 있어 그 상징성을 해석하고, 소설 내적 구조로서의 상징의 기능과 시대적 의미를 밝히는 목적을 노정한다. 그것은 요산 소설의 구성 요소를 통한 작품분석의 총체적 접근에 한 방법론으로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김정한의 삶과 작품세계는 사회상을 강렬히 반영하고 있으며, 인간의 삶을 부인하려 드는 일체의 요소에 대하여 싸우는 문학을 전개하려 했다고 할 수 있다.1) 이런 맥락에서 「사하촌」과 「모래톱이야기」을 연구의 대상으로 한정한 것은 다음의 두 가지 意義를 지닌다. 첫째, 전자는 김정한의 문단 데뷔작이며 후자는 그의 절필 이후 20년만의 재기작으로 작자의 현실고발적 창작관의 일관성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민중의 갈등이 소설미학적 허구로 재구성되는 주요 요소로서 물 과 불의 상징성이 반복, 지속적으로 드러나는 바, 이는 양자의 시대적 의미와 동시에 작가의 시대인식과 세계관을 노정하므로 그것에서 상징체계에 의한 작품해석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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