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소설로서의 <심청전>
송 정 란
<심청전>은 조선 후기에 나온 국문소설로서 작자와 저작 시기가 분명하지 않은 작품이다. <춘향전> <흥부전> 등과 함께 판소리로 불려지면서 전승되었기 때문에 판소리계 소설이라고도 불리워진다. <심청전>은 전통 설화들을 원천으로 하여 상당 기간 구전되면서 줄거리가 만들어지고, 조선 후기 영․정조 때를 전후하여 소설로 정착된 것으로 보인다.
<심청전>이 어떤 과정을 거쳐 소설로 정착되었는지에 대한 의견은 '소설 선행설'과 '판소리 선행설'로 나뉘어진다. 전자는 설화의 형태에서 소설이 이루어지고 그것이 판소리로 불리워졌다는 주장이며, 후자는 설화에서 판소리가 이루어지고 판소리 사설을 문자로 정착시켜 소설이 되었다는 주장으로, 현재는 소설 선행설이 더욱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심청전>은 소설뿐만 아니라 설화, 판소리, 무가 등의 형식을 통해 전승되기도 했으며, 개화기 이후에는 창극, 연극, 영화, 무용, 오페라로 재구성되어 공연되기도 했다. 이와같은 과정을 거치는 동안 <심청전>은 수십 종의 異本들을 만들어냈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목판본과 구활자본, 필사본 등 80여 종의 異本이 있으며, 활판본의 대부분이 9~10판까지 찍어낸 점으로 보아 근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각 이본들은 같은 제목을 달고 있지만 내용에 있어 대부분 차이점을 보이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삽화가 생략되거나 첨가되며 그 내용이 완전히 다른 것들도 있다. 지금까지 발굴 소개된 이본들을 형식에 따라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1) 목판본
ⓛ 翰南本 계열: 한남본(경판 심쳥젼 24장본), 大英A본(경판 24장본), 大英B본(경 판 26장본)
② 宋洞本 계열: 송동본(경판 심쳥전 20장본)과 安城本(안성판 심쳥젼 21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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