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항기의 사회경제사적 배경
Ⅰ
개항이후 근대화를 위한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조선은 결국 근대국가의 구축에 실패하고 일제의 식민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여러 가지 원인에 대한 설명이 있을 수 있으나 특히 여기서는 당시 상황의 경제사적 발전을 중심으로 검토하여, 이를 사회세력과 연결시켜 근대화에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설명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다.
당시 조선이라고 하는 사회는 사회구성체의 시각으로 볼 때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가운데 지주-전호제를 사회적 관계의 기본축으로 하는 전근대적인 사회였다고 정의할 수 있다. 비록 여러 가지 반론,특히 자본주의의 맹아가 공인과 사상을 중심으로 하는 상업적 관계의 발전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으나 이러한 상업의 발달과 자본의 원시축적의 문제도 결국은 개항이라는 차원을 달리하는 자본규모와 무역관계의 장 속에서는 우물안 개구리의 틀을 벗어날 수 없었음이 명백한 역사적 사실임을 볼 때, 이러한 주장의 한계는 잘 드러난다.
1867년 강화도조약 이래로 열강과 조선이 맺게 되는 조약들은 주로 근대적인 무역관계를 위한 것이었으나 그 자체의 성격은 불평등한 것이었고, 특히 일본과 맺은 조약은 향후 정치적인 침략의 성격까지 담고 있는 것이어서, 조선은 일본이 미국과 맺은 조약체결의 상황보다 더 열악한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었다. 이 글에서 살펴보고자 하는 자주적 근대국가 수립의 기반이 되는 사회경제적 배경은 근대적 상업관계의 확립과 매우 깊은 관계를 맺고 있었으므로, 이러한 한계는 곧바로 근대국가 건설과정에서의 어려움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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