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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종택외출작품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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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종택/외출 작품론
30년 전 외출을 따라나서며
김남석
1. 작가와 문학의 여행지를 찾아서
서종택의 산문 「작가의 집」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문학기행은 교수나 학생 모두에게 기다려지는 시간이다. 보길도에서 어부사시사를 다시 읽고 해남을 거쳐 다산초당을 지나 영랑의 모란을 구경하고, 올라오는 길에 무등산 자락의 면앙정과 담양의 소쇄원에 들려 물소리를 듣는 코스가 있는가 하면, 메밀꽃이 소금을 뿌린 듯 하얗게 피어 있는 대화 봉평의 달밤을 걸어 물레방앗간의 그 성 서방네 처녀도 만나보고 이튿날 춘천의 외각 실레 마을로 나가 김유정의 들병이들과 막걸리로 목을 축이는 코스도 있다.
문학기행의 설렘은 비단 답사자의 몫만은 아니다. 좋은 기행문은 답사자가 아닌 이에게도 실제 답사의 기쁨을 전달한다. 물론 문학기행의 근간이 되는 좋은 문학 역시 실제 답사에 못지 않은 감흥과 감동을 선사한다. 영랑이 없었다면 모란은 지금처럼 아름답지 않았을지도 모르며, 정철이 아니었다면 면앙정은 어느 호족의 호사스러운 별채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별볼일 없는 곳이라 해도, 좋은 문학의 배경이 된다면 새로운 답사지로 발굴될 수 있다. 그러한 측면에서 서종택의 소설 「외출」은 우리에게 또 하나의 여행지를 추천하는 작품이다. 우리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세 젊은이의 여행 경로를 따라가고 싶은 욕구에 사로잡힌다. 물론 「외출」만 읽고 춘천에 가지 않아도 좋다. 소설을 지도로 삼아 평소 익숙했지만 문득 낯설어진 춘천을 섬세하게 감촉할 수만 있다면 문학기행은 이미 이루어진 거나 진배없기 때문이다.
「외출」은 흥분된 세 젊은이의 서울 출발 정경으로 시작된다. 그 설렘을 옮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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