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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향의벙어리삼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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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어리 삼룡이
나도향
줄거리
내가 열 살이 될락말락한 때인 지금으로부터 십 사오 년 전의 일로 남대문에서 바로 내려다 보이는 연화봉에 아주 부지런하고 인심이 후한 오생원이 살고 있었다. 그는 마을 사람들로부터 존경 받던 사람이었으며 그 집에는 삼룡이라고 하는 대단히 추남이 었지면 주인에게 헌신적인 벙어리 하나 있었다.
오생원은 삼룡을 위해 주고 사랑했으나 그의 삼대 독자인 열일곱 살 먹은 아들은 너무 귀엽게 자란 탓으로, 버릇이 없고 온갖 잔인 포악한 짓을 자행한다. 그는 까닭없이 삼룡을 심하게 구박한다. 그러나 삼룡이는 주인 아들을 원망하는 법이 없고, 모든 것 을 자기의 운명으로 생각한다.
이 때 주인댁 아들이 장가들어 예쁘고 정숙한 색시를 아내로 맞는다. 사람들이 아들의 철부지 행동을 제어하기 위해 색시를 들 먹이므로, 아들은 자신의 부자유가 색시 때문이라 생각하고 학대하기 시작한다. 새색시는 새서방으로부터 매일 매를 맞으면서도 이웃의 칭찬을 들으면서 생활하며 삼룡은 새서방이 밥상을 마당 한복판에 내동댕이 치자 의혹을 품는다. 스물 세 살이 될 때까지 도, 이성과 접촉할 기회를 전혀 가지지 못했던 삼룡이에게, 천사처럼 예쁘고 착한 색시가 학대를 당한다는 것은 여간한 충격이 아니었다.
하루는 아들이 술에 취해서 맞고 길에 쓰러져 있는 것을, 삼룡이가 업어다 눕힌 일이 있어, 색시가 이를 고마워하면서 비단 부 시 쌈지를 만들어 준다. 그것이 새서방의 눈에 띄어 색시가 맞게 되자, 삼룡이는 이를 제지하여 주인 영감 사랑 앞에 색시를 업 어다 놓고 하소연한다.
이튿날 삼룡이는 주인도 몰라본다고 아들에게 몹시 맞는다. 천사 같은 색시가, 자기처럼 매를 맞는 일이 삼룡에게는 이해가 되 지 않으며, 동정하는 마음이 연모의 정으로 바뀐다. 그때부터 벙어리는 안방 출입이 금지되고 밥을 잘 먹지 못하며 그는 이때부 터 자기의 내면에서 이상한 감정이 싹트는 것을 느끼며 혼자서 마음을 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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