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이 눈뜰때
'아담이 눈뜰때'의 '아담'은 자신의 19살 목표로써 세가지 -뭉크화집, 카세트 라디오에 연결하여 들을 수있는 턴테이블, 타자기를 가지기 위해 자신의 여러 가지 중요한 것들을 버리기도 하고, 자신을 증오하면서까지 그것들을 얻어내고야 만다. 그리고 그의 그렇게도 절실했고, 어쩌면 사랑()했을 '현재'가 죽었을 때 그는 그녀의 팬티밖에 떠올리지 못했다. 이런 것들이 이 소설을 이끌어 나가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장정일은 완전한 포스트 모더니스트는 아닌 것 같다. 그의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들이 겪는 괴로움은 아직 사회 속에 깊이 뿌리를 박고 있는 것 같고, 특히 '아담이 눈뜰때'같은 경우엔 그 인물이 굉장한 전형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는 이유에서 이다. 그렇다고, 그런 것이 포스트 모던이다.라고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고, 좀더 그는 그의 소설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삭제시킬 필요가 있음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이 소설의 시대적 배경인 87~88년은 전두환 5공화국에서 노태우 6공화국으로의 전환기였으나 군사정권의 계승이란 점 때문에 5.5공화국이란 신조어가 유행, 민주화 열기의 고조로 시위가 한창이었던 때였다. 군사독재의 미화를 위한 88년 서울올림픽의 구호는 화합과 전진 세계는 서울로, 서울은 세계로 따위였는데, 여기서 화합이란 다수 국민들의 불만을 참고 견디라는 의미였고, 세계화란 그때까지 규제에 묶였던 각종 저속 타락문화의 무절제한 유입이었다. 87년에 내 나이 열아홉살이었던 주인공은 국립서울대학교에 입학하기를 원하는 어머님의 소망에다 내 자신이 원했던 과(영문과)에서 미끌어지고 재수를 하면서 방황과 방종의 1년을 보낸 뒤 원했던 대학의 희망학과에 합격하지만 등록을 포기하게 되기까지의 사연이 바로 이 소설이다. 분지도시인 대구를 무대삼아 주인공은 고교 3학년이다. 대입 수능시험을 치른 직후부터 이듬해 대학에 합격될 때까지 네 여인과 성관계를 가지며, 한 남성과 호모관계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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