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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상섭의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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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대
염상섭
줄거리
작품 '삼대'는 덕기가 방학차 서울에 왔다가 다시 유학길을 떠나려고 짐을 꾸리는 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
덕기는 안마루에서 내일 가지고 갈 새 금침을 아범을 시켜서 꾸리게 하고 축대 위에 섰으려니까, 사랑에서 조부가 뒷짐을 지고 들어오며 덕기를 보고,
얘, 누가 찾아왔나보다 그 누구냐 대가리 꼴하고……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하는 거야. 친구라고 찾아온다는 것이 왜 무두 그 따위뿐이냐
하고 눈살을 찌푸린다. 짐작했던 대로 병화다. 중학에서 졸업할 때까지 첫째 둘째 곁고 틀던 수재이고 비슷비슷한 가정 사정에 서 자라난 둘이다. 이지적이요 이론적이기는 둘이 더하고 덜할 것이 없지마는, 다만 덕기는 있는 집 자식이요, 해사하게 생긴 그 얼굴 모습과 같이 명쾌한 가운데도 안존하고 순편한 편이요, 병화는 거무튀튀하고 유들유들한 맛이 있느니만큼 남에게 좀처럼 머리를 숙이지 않는 고집이 있어 보인다. 병화가 이끄는 대로 둘은 바커스로 향한다.
어제 끌려가 보았지. 정체는 모르겠지마는 놀라 자빠질 미인이, 조촐한 미인이 둘이나 있구…….
이 첫 장면에서는 '삼대'의 중요 인물 셋이 암시되어 있다. 덕기와 그의 조부인 조의관, 그리고 덕기의 친구인 김병화이다. 특 히, 작가는 제1장에서 중산층 출신의 부자집 손자인 덕기와, '마르크스 보이'인 김병화를 보여 줌으로써 30년대의 풍속도를 먼저 제시하고 있다.
제2장 - 홍경애와 조상훈이 소개되는데, 술집 여급으로 있는 홍경애는 조상훈의 첩이고, 상훈은 덕기의 아버지이며, 부친인 조 의관과는 사이가 좋지 않아서 진작부터 따로 나와 살고 있다.
자리 잡고 앉아서 주인 여편네와 수작을 하는데 병화가 얘기한 미인이 들어선다. 무심코 건너다보던 덕기는 얼음장을 목덜미에 넣은 듯이 모가지를 움츠려뜨리며 눈을 술잔으로 보냈다. 들어오던 여자도 주춤하고 서는 기척이더니 소리없이 살며시 돌쳐나간 다.
'경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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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11
17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