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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발전과 에너지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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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발전과 에너지 대안
이 필 렬 /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양과정 부교수, 생태사회연구소 소장
1. 원자력발전, 그 등장의 특이성
원자력발전은 에너지가 부족해 새로운 에너지를 찾아내야 할 위기에서 나온 필연적인 것은 아니다. 정치적 선택의 결과다. 미국과 유럽에서 원자력발전이 시작된 이유 역시 당시의 주된 에너지원이었던 석탄과 석유가 점차 줄어들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석탄이나 갈탄이 에너지원으로서 갖는 가치는 이미 선사시대부터 인류에게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그것보다 더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깨끗한 나무가 풍부했기 때문에 그러한 화석연료가 사용되지 않았다. 13세기와 16, 17세기에 영국에서 나무가 크게 부족했을 때 런던에서 석탄이 땔감으로 널리 사용되기는 했지만, 19세기 초까지도 유럽의 주된 에너지원은 나무였다. 에너지원이 나무에서 석탄으로 바뀌게 된 것은 오랜기간에 걸친 자연스러운 과정의 결과였다.
그러나 핵에너지가 상업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 미국의 ‘평화를 위한 원자력’ (atoms for peace)이라는 제안 (1953년)은 에너지자원의 부족을 원자력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의 결과로 나온 것이 아니라, 순전히 정치적인 고려에서 나온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다음 소련이 곧 핵무기를 개발했고 (1949년), 이어서 영국이 핵보유국의 대열로 들어서자 (1952년), 미국에서는 이러한 추세를 제어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그러한 제안을 했던 것이다. 원자력 관련 기술을 다른 나라에 제공하는 대신 이에 대한 대가로 그 나라의 원자력 산업을 감시하고 통제함으로써 무기제조 시도를 막고 원자력산업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것이 미국의 의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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