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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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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지금, 사랑하고 있는 이들을 위해 그녀를 말해야 하는 이유
지금,나는 한 여자에 대해 말하려 한다. 뭇 사람들은 별 수고없이도 누리는 하찮은
행복한테조차 한 번도 이름을 불리워 보지 못했던 여자, 하지만 모든 이들은 한사코
피해 가는 그 많고많은 불행에게는 빠짐없이 호명 당해봐서 누구보다도 절망에는
익숙해던 한 여자에 대해 나는 지금 말하고자 한다. 아니다. 그렇지 않다. 그렇게
말해버리고 나니 처음부터 그 여자를 잘못 설명하고 있다는 자괴감이 솟구쳐 그만
종이를 구기고 싶어진다. 비록 그러했지만 결코 그것이 생의 전부는 아니었던 한
여자,라고 첨언하면 좀 나을까...... . 나는 그 여자의 눈물을 기록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잦은 눈물과 대책없는 한숨과 감당못할 불행으로 얼룩져 있는 삶만이 그
여자의 전부였다면 나는 이 글을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은 그 여자 삶의
표피에 불과한 것이었다. 그 여자가 살아야 할 진짜 생은 다음 페이지에 있었다.
나는 그녀의 진짜 생애에 끼어들기로 한 사람이었다. 그것은 운명이 내게 준
약속이었다. 마지막 순간에는 그 여자도 이 약속을 인정했었다. 이것이야말로 다른
누구가 아닌 바로 내가 그녀를 말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나를 채근해 댄 강력한
배후였다. 그렇지만 나의 망설임은 길었다. 나는 거의 5년 동안이나 주저했다.
그녀를 표현하고 싶었지만 나에겐 너무 어려운 일이라고 지레 포기하기도 했다. 그
사이 몇 번인가는 책상 앞에 앉아 첫 문장을 써보려 시도해본 적도 있기는 했었다.
깊은 산 속의 정적과 동그란 원으로 비춰주는 정다운 등불, 그리고 한없는
그리움까지 다 준비되어 있었지만 내 펜은 하염없이 허공만 맴돌뿐이었다. 그리고
지금, 나는 깨닫는다. 한없는 그리움이 바로 문제였다고. 그리움이 너무 많으면
마음이 너무 많으면 마음이 범람한다. 간신히 막아두었던 그리움의 뚝이 무너져
내리면 해야할 말들은 길을 잃고 떠내려 가버리는 것이었다. 홍수난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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