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과 한반도 정세 전망
1. 북한의 정책 변화와 남북정상회담
(1) 북한의 정상회담 수락의 국내외적 배경
북한이 남북정상회담 나서게 된 데에는 무엇보다도 북미, 북일 관계가 대립 국면에서 협상 국면으로 바뀜으로써 한반도 정세가 전환한 것이 크게 작용하였다. 이 과정에서 남한의 전향적인 대북 정책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김대중 정부는 김영삼 정부처럼 북미, 북일 관계가 남북한 관계보다 앞서가서는 안 된다고 고집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북미, 북일 관계 개선이 남북대화를 위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견지하였다. 북미, 북일 관계를 풀어 가는 과정에서 남북한 사이에는 일정한 신뢰가 형성된 것이다. 특히 이탈리아와의 수교, EU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 필리핀, 호주와의 수교 움직임 등 북한이 서방국들과 관계를 개선한 것은 북미 관계 개선 및 남한의 전향적 정책에 따른 효과라고 할수 있다. 북한이 99년 후반기부터 전방위 외교에 나선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정책은 북한이 90년대 초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을 하면서부터 추구했으나, 미국이나 한국의 대북 정책에 부딪쳐 성사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일단 협상 국면에 들어가자 북미, 북일 관계 타결이 쉽지 않음을 절감하게 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미국은 공화당이 지배하는 의회의 대북 강경론 때문에 경제제재 조치 해제 등 북한과의 합의 사항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였다. 일본도 미일방위협력 지침 개정에 따른 자체의 군사적 역할 확대를 위해 북한 위협이란 변수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왔다. 북한은 협상 과정에서 더 이상 진전이 없는 북미, 북일 관계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극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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