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육사 문학의 전거수사와 주리론의 종경정신
1. 주리론의 종경정신과 전거수사
본고는 이육사 문학의 기본적인 성격을 퇴계의 주리론(主理論) 사상 체계를 통해 해명하고자 하는 탐구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이다.1)1) 이에 대한 접근으로는 박현수, 이육사의 시학과 주리론의 미학 체계, 최승호 편, 21세기 문학의 동양시학적 모색, 새미, 2001 참조.
육사 문학과 퇴계의 주리론이 지닌 밀접한 관계는 그의 개인사적 이력 속에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이지만 그 관계가 피상적인 수준을 넘어서 일종의 시학에 대한 탐구로 나아간 경우는 드물었다. 본고는 그런 문제의식의 연장선상에서 그의 시에 나타나는 주리론의 종경정신(宗經精神)과 전거수사와의 관계와 그것의 구체적 특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주리론 학자뿐만 아니라 유학을 공부하는 학자라면 모두 철학뿐 아니라 문학에서도 경전을 전범으로 삼아 자신의 뜻을 편다. 시를 창작하는 사람이나 독자나 모두 주자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하기에, 그들의 최고의 교과서는 경전이었다. 따라서 도(道)를 집대성한 경전은 시 창작에 있어서 가장 모범적인 문학작품의 견본이 되었다.2)2) 김상도, 用事의 이해, 대구어문논총 10, 1992, p.228. 이런 종경정신은 주리론만의 독특한 정신적 경향이라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주리론에서 그런 경향은 더욱 강하게 나타나는 것이 사실인데, 그것은 주자와 퇴계의 이단에 대한 철저한 배격에서도 반증된다. 퇴계의 철저한 종경정신으로 인해 주기론자인 이이는 퇴계를 모방적 경향(依樣之味)이 강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윤천근, 퇴계의 이단에 대한 태도, 퇴계철학을 어떻게 볼 것인가, 온누리, 1987; 조동일, 한국소설의 이론, 지식산업사, 1977, pp.2425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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