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숙의 소설 금어(金魚) 감상
정한숙의 단편 소설 금어는 민족의 시련이라는 동일한 시간대와 사찰이라는 동일한 공간이 병치시켜 백제 멸망기의 무명의 사찰을 배경으로 삼아 삼존 천불상은 이루어지고, 광복의 와중에서 수덕사를 배경으로 불화가 완성된다는 배경을 소설 전반의 모티브로 삼고 있다.
불교적 관점과 역사적인 모습을 동시에 소설에 투영하기를 좋아하는 작가의 특성이 이 소설에도 잘 묻어나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한 관점에서 삼존 천불상의 제작과 불화의 완성이라는 실제 있을 법한 역사의 허구를 이용하여 현실적 삶이 주는 고통과 번민의 종교적 승화라는 주제를 작가는 매우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평할 수 있다.
소설의 줄거리를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이십여 년 전 일엽 스님을 찾아 출가한 수덕사의 여승 아심이 공주 박물관을 드나들기 시작한 것은 삼 년 전, 탱화를 연구하는 여대생으로부터 이 박물관의 삼존 천불상에 얽힌 유래를 알게 된 후부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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