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아껴 써야 한다는 것에는 누구나 공감한다. 하지만 생각에 그칠 뿐 실제로는 아껴 쓰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득과 지출을 따져 보고 지출이 많다는 생각을 하긴 해도, 초과 지출이 얼마나 발생하고 있으며 어느 정도 줄여야 하는지를 알지 못한다. 몇 달간 허리띠를 졸라매고 생활해 보기도 하지만, 그도 오래가지 못한다. 단기간에는 눈에 보이는 뚜렷한 효과를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시도와 중도 포기는 특히 20~30대 사회초년생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소비습관은 선천적인 요인에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상당 부분 후천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타고난 유전인자의 지배를 받으면서도 성장하는 과정에서 모방과 학습 효과에 의해 본인도 모르게 결정되는 것이다. 모방과 학습의 대상 주체는 대부분 부모다. 부모의 소비습관을 그대로 배우는 것이다.
돈 관리가 허술하거나 씀씀이가 헤픈 사람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런 습관을 부모에게서 배운 것이라면 자식들이 따라 하지 않도록 지금 당장 소비습관을 뜯어고쳐야 한다. 당신이 부자가 되지 못하는 것은 당신 몫이지만, 당신의 소비습관을 죄 없이 따라 배우는 자식에게까지 가난을 대물림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돈 쓰기를 싫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의도적으로 쓰지 않거나, 쓰지 못하는 것일 뿐이다. 씀씀이가 헤픈 사람들을 보면 공교롭게도 대부분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돈을 불리기 위해서는 주머니 관리가 제대로 돼야 한다. 그러나 불리기도 전에 주머니가 새고 있다면 보통 큰일이 아니다. 부자는커녕 재테크 출발조차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새고 있는 주머니를 꿰매든지 아니면 주머니를 통째 바꿔야 할 것이다. 그래야 부자의 문턱이라도 밟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