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니는 하이에크와는 정반대로 현대경제학과 현대사회가 시장의 참
모습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폴라니적 관점에서 보자면 시장의 진면
목을 하이에크의 시장철학이 극단적인 방식으로 굴절시킨다고 할 수도 있
다. 폴라니 시장론의 요체는 시장을 인류학적이고 사회학적인 맥락 속에
위치시킨다는 점인데, 이는 추상화되어 있는 시장에 역사적 지평을 복원함
으로써 시장의 참된 모습과 위상을 밝히려는 작업이다. 시장의 얼굴에 구
체성이 부여될 때 신자유주의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시장근본주의의 보편
성과 제일성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추상화된 시장에 역사성을 부여하는 작업은 시장보다 큰 개념인 '경제'에 대한 거시적 성찰로부터 비로소 가능해진다.
폴라니는 두 가지의 경제 개념을 준별한다. 형식적(formal) 의미의 경제
와 실질적(substantive) 의미의 경제가 그것이다. 전자는 신고전파 주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