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의 정치는 실천적 삶의 요체인 정치 영역에 강력한 진리 주장을 부
과하는 정치이념이다. 진리의 정치는 학문과 과학의 세계에서 참과 거짓의
경계가 선명하게 나뉘고 지식의 진리성이 측정 가능한 것처럼 정치적 실천
의 진리성도 객관적으로 판별될 수 있다고 역설한다. 나아가 학문적 진리
와 정치적 실천의 진리치(愼理値)가 동일하거나 유사하다고까지 주장한다.
정치의 진리성이 확보되면 진리의 정치와 사이비 정치 사이에 깊은 심연이
가로놓이게 될 것이다. 진리의 정치는 그 진리를 알고 실행할 수 있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 또 진리의 정치가 실현되는 정치공동체와 그렇지 않은 열
등한 정치체(政治體) 사이의 범주적 구별을 요구한다. 진리의 정치가 엘리
트주의나 유토피아적 이상론과 친연관계를 맺게 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
이다.
진리의 정치가 이렇게 정의될 때 정치사상사에서 가장 근접한 모텔 가운
데 하나로 떠오르는 것은 단연 플라톤의 정치이론이다. 포퍼의 플라톤 해
석에서 선정적인 방식으로, 그리고 아렌트의 독법에서 상대적으로 온건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