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사람들은 사우나에서 상담하는 일이 많다. 나와 내 동료
는 옷을 벗은 채 재무제표와 투자 계획에 대해 상담하는 것이 괴로
운 일이었다. 우리가 장소를 옮기자고 제안을 하기 전에 이미 우리의
핀란드 파트너들은 옷을 다 벗고 우리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나는
안 벗으렵니다.' 동료 장클로드가 단호하게 말했다. 나도 사실 불편
하긴 마찬가지였지만 핀란드 사람들의 환대를 거절하면 사업이 제대
로 진행되지 않을 게 번했다. 그들은 기다리다 못해 흥분된 영어 목
소리로 빨리 못을 벗으라고 말했다. 얼굴이 뻘개 가지고 우리는 옷을
벗었다. 우리는 벗은 모습을 서로 븐 적이 없기 때문에 우선 누가 누
구인지 옷 벗은 모습을 익혀야 했다. 하지만 핀란드 사람들에게는 너
무 자연스런 일이었다. 사우나장으로 안내되어 들어갔다. 거기는 너
무 뜨거워 진지한 상담을 할 수 없었다. 다음에는 수영장으로 안내되
었다. 사우나에서 찬물 수영장으로 바뀌면서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바람에 마지막 남은 우리의 이성은 거의 날아가 버렸다. 우리가 협상
을 시작했을 때 우리 머릿속에 넣어둔 숫자는 이제 다 달아나 버린
상태였다. 상대방 측에서는 작은 수건을 준비해 우리에게 주었다.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