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처음으로 보게 된 영화 [송환]은 독립영화에 대한 나의 생각을 가슴 깊이 새겨준 영화이다. 이 영화를 통해 독립영화에 대한 나의 첫인상이 긍정적으로 남게 되었다. 만약 처음 보았던 독립영화가 따분하고 내가 느끼지 못할 정도의 어려운 내용이었다면 독립영화에 대한 나의 생각은 그저 따분하고 지루한 영화라고 생각하기 일쑤였을 것이다. 하지만 처음으로 본 독립영화인 [송환]은 나에게 독립영화에 대한 생각을 달리 새겨주었다.
[송환]을 제작한 김동원 감독은 이 영화 한편을 만드는데 무려 12년이나 걸렸다고 한다. 반년 만에 영화를 제작하는 것에 비하여 강산이 한번 변하고도 남을 시간이다. 그리고 10년 동안 장기수들과 함께하면서 800여 편의 테잎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 많은 것들을 어떻게 편집하고 나래이션을 넣었을까 정말 비전향 장기수에 대한 남다른 생각이 없었다면 엄두도 못 낼 일이다. 더군다나 독립영화는 인기배우들이 출현하는 그런 상업적인 특성이 강한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이익을 보는 영화도 아니다. 그래서 늘 가난하다. 그런데도 이렇게 자신의 시간을 1년도 2년도 아닌 10년 이상을 투자한다는 것은 정말 보통사람이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엄청난 노력과 시간을 쏟아 부어 완성한 [송환]은 그 작품성을 인정받아 한국영화로는 최초로 선댄스 영화제에서 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게 되었다. 정말 이런 각고한 노력이 없었다고 이루어 내지 못했을 성과이다.
[송환]의 시작은 이 영화를 제작한 김동원 감독이 오랜 기간 복역하고 출소 후에 갈 곳이 없이 비전향 장기수 조창손, 김석형을 자기가 살던 마을로 데려오는 부탁을 받고 데려오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 일이 계기가 되어 김동원 감독은 마음씨 따뜻한 조창손과 가까이 지내게 되고 그의 삶의 모습을 카메라 속에 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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