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은 신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방향과 중점의 극적인 변화가 박두하고 있다. 케인즈파 거시경제학과 신고전파 미시경제학에 기초를 둔 옛날의 사고체계―우리는 이를 신고전파종합이라 불렀다―는 더 이상 10년전의 명성과 권위를 누리지 못하며, 공공정책에 대해 더 이상 적절한 지침을 제공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론과 정책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재구성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신고전파종합이 붕괴한 주된 원인은 그 내적 논리에 결함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다. 실제 세계가―이론 역시 그 구성부분의 하나이다 ― 위기에 도달했기 때문에 붕괴가 찾아온 것이다. 실세계의 조직과 사고방식이 변하면 경제학도 역시 변화할 것이다.
2. 1980년대의 거시경제문제
1980년대의 거시경제문제는 30년대의 그것과는 전혀 다르다. 따라서 50년 전의 곤란에 대처하기 위하여 개발된 케인즈 경제학은 현재의 제반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부적당하다는 것이 점차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미시경제의 수준에서는 거대기업, 거대노동, 거대정부의 성장으로 시장 조절이 행해지는 환경이 변화되었다. 소득분배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는 단체교섭, 노동시장에 보이는 새로운 경직성, 국가의 조세 및 지출계획등이 시장의 힘보다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거대기업의 시장통제는 지금 생산패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광고가 소비자수요에 미치는 효과도 결코 적은 것이 아니다.
이러한 요소들을 적절하게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에 정통파의 시장교환과 균형도달의 모형은 점차로 비현실적인 위치로 전락하게 되었다. 우리는 경제학의 재구성에 있어서 일반적인 추세 몇 가지를 식별할 수 있을 것이다. 20년 이상 동안 축적되어 온 기본적 지혜와 개념들은 존속될 것이다. 그러나 이들 개념은 단지 건축용 벽돌로 취급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이것들은 모두 이제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는 큰 구조물의 구성품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