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1920년대부터 레코드 산업의 자본화가 진행되었고 1924년 외래품 수입법 개정으로 그 기틀을 마련했다. 1930년대에 이르러 일본의 레코드 산업은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엔카는 ‘연가(演歌)‘에서 ‘염가(艶歌)’로 노래의 내용을 바꾸게 된다.
1920년대 초부터 일본의 빅타 레코드 사와 일축(日蓄) 등 두 회사는 우리 나라에 조선 소리반, 일동 제비표 소리반 등으로 상륙하여 다방 문화의 급성장에 일익을 담당하였다. 이때 나온 음반으로는 판소리나 민요를 수록한 음반으로부터 신파극까지 있었다. 특히 유행 소곡이라는 이름으로 1926년 윤심덕이 제비표 조선 소리반을 통해서 발표한 [사의 찬미]가 대표적인 음반이었다.
이로써 1930년대 우리 나라의 음악 시장은 그 전성기를 누리게 되고, 이 과정에서 일본의 음악 자본이 한국에서 엔카를 모방한 음악들을 생산하고 유통시킨다. 여기에 당시 유행했던 일본의 신파극을 모방해서 일본의 번안 가요가 성행하게 된다.
문화 방송이 ‘한국 음악 저작권 협회’와 공동으로 펴낸 [한국 가요 편람]을 보면 이 시기에 발표된 대중 음악 가운데 작사나 작곡가의 이름이 밝혀진 것보다는 빈칸으로 남겨진 것이 더 많다. 이로 미루어 보아 일본의 번안 가요가 이 시기에 대량으로 우리 나라에서 발표되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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