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란 자기의 도덕적 ․ 인격적 존엄에 대해 자각하고 타인의 그것에 대해서도 승인 ․ 존경 ․ 칭찬하는 것을 의미한다. 명예를 존중하는 문화가 없는 사회이거나 그 뿌리가 흔들리는 사회에서는 그 사회를 지탱해주는 질서문화가 정글의 법칙이거나 아니면 야만의 상태를 벗어날 수 없다.
우리에게는 진정으로 흠모하는 명예집단과 지고의 선을 추구하는 수단으로서의 명예문화가 부실하다. 명예의 전당이나 명예에 대한 존중이나 명예로움을 찬미하는 것보다는 명예훼손이나 명예회복 같은 허황된 명예직위에 집착하는 문화가 주류를 형성한다. 미국의 경우에는 위대한 업적을 남겨 미국인의 지속적인 존경을 받아온 사람들을 다양한 분야마다 명예의 전당이라는 이름으로 기리고 있다. 일본은 무사도 정신이라는 명예존중문화가 여전히 일본 리더그룹의 정신문화를 형성하는 하나의 줄기를 이루고 있다.
우리 선조들은 선비정신이라는 고품질 인간정신을 실천해 왔다. 이제 명예와 의리를 목숨처럼 존중하고 실천했던 원초적인 선비정신은 그 가치를 재평가하고, 순수한 명예존중의 정신으로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일제에 의해 짓밟힌 우리 역사에 대한 명예를 회복하고, 우리 선조들의 품위를 고양시켰던 고귀한 명예정신, 충절과 의리로 융합된 선비정신을 되살려야 한다. 한국전쟁의 혼란과 군사독재권력의 횡포로부터 유린되고 왜곡되었던 불명예의 리더십을 정제하고 바로 세워야 한다. 폭력정치가 어용으로 몰아간 사회 각계각층의 리더그룹에 대한 명예와 도덕성도 재건해야 한다. 우리의 존엄과 품위의 탑, 인간존중의 명예정신을 지고의 가치로 삼는 위대한 명예문화를 창출하고 받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