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의 정치 사회 현실과 푸코의 권력이론이 주는 함의
1. 20세기 정치 사회의 현상
지난 20세기를 돌이켜보면, 우리는 자연스레 정치․사회적인 냉전적 대립 구도를 떠올리게 된다. 이 대립 구도는 비단 현실 정치에서 적대적인 두 진영으로 나타났을 뿐만 아니라 이론적 흐름 속에서도 반영되었다. 특히 국가와 사회적 현상을 해명하는 이론적 틀로서의 국가론에서 그것은 계약론적 전통의 국가론과 맑스주의적 전통의 국가론이라는 대별되는 두 입장의 모습으로 드러났었다. 가령 계약론적 전통이 국가를 공공의 이익을 위해 기능하는 중립적인 기구로 여겼다면, 맑스주의적 전통은 국가를 특정 계급의 지배 도구로 간주했다. 그리하여 양자는 각기 상이한 방식으로 사회 발전의 전망을 제시하는 바, 전자의 경우에 그것은 시민적 주체의 이성적 비판력이 선거를 통해 반영되어 적절치 못한 국가권력을 교체하는 것이었고, 후자의 경우에는 계급 의식으로 각성된 혁명적 주체가 국가 권력을 장악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냉전적 세계체제의 붕괴와 더불어 이 두 입장은 사회적 지배의 유지와 그 변화 가능성을 해명하는 데 있어서 공히 치명적인 한계들을 드러내고 있다. 우선 계약론적 전통은 선거 제도가 다양한 사회적 의견과 운동을 흡수하기엔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비판을 모면할 수 없다. 나아가 선거에서의 당락을 좌우하는 요소가 시민들의 이성적 판단과 비판으로는 해명될 수 없는 각양각색의 요인들이라는 사실이 존재한다. 맑스주의적 전통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60여년간의 사회주의 경험은 프롤레타리아트의 국가 권력 장악이 자본주의와 질적으로 다른 사회의 건설에 복무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자본주의보다 더 관료적이고 억압적인 국가와 사회상을 창출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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