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론적으로 지식을 이해하는데 반대한다는 것은 경험론이 가진 근본적인 전제에 대해서 반대한다는 것이다. 알뛰세가 보기에 이러한 경험주의적인 전제는 크게는 두 가지인데, 하나는 과학을 형성하는 인식론적인 주체를 상정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과학적 이론을 일상적 경험 및 실천으로부터 직접 주어진 것으로 보는 것”이다. 알뛰세에게 전자는 지식과정의 사유내적인 성격을, 후자는 “이론적 변형이라는 노동”에서, 즉 “이론적 실천”에서 결정적인 계기를 가지는 “문제틀”이라는 개념을 표현한다.
이 두 가지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우선 알뛰세의 “이론적 실천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 알뛰세는 실천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2. 이론적 실천
실천 일반이란 특수한 원자료를 특수한 생산물로 전화시키는 일체의 과정이며, 이 전화는 특수한 인간노동이 특수한 (생산)수단을 이용하여 이룩되는 것이다. 이런 실천에서 결정적 계기 혹은 요소는 협의의 실천 바로 전화(transformation)라는 노동 그 자체라는 계기인데, 이 계기는 하나의 특수한 구조 속에서, 인간과 수단 그리고 수단을 활용하는 기술적 방법을 작동시킨다.(FM.166)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실천일반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하는 것은 다만 “실재로 구분되는 상이한 실천 diffrent practice which are distinct”만이 존재할 뿐이다. 만약 실천이 이렇게 정의된다면 흔히들 이론은 더이상 추상적이고 정신적인 주체의 작용으로 파악되어서는 안된다. 오히려 이론은 그 자체가 구체적이고 물질적인 실천이다.
이론이란 실천의 종별적 형태이며 그 자체 특정한 인간사회의 “사회적 실천”이라는 복합적 통일체에 속하는 것이다. 이론적 실천은 실천의 일반적 정의내에서 설명된다. 이론적 실천은 .. 다른 여타의 실천들이 제공한 원자료(표상, 개념, 사실)에 기초하여 작동한다.(FM.1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