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단순히 막연한 자연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대부분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삶의 터전으로, 누군가에게는 도전의 대상으로, 또 다른 누군가에는 동경의 대상 등으로 바다는 우리에게 하나의 커다란 의미로 다가온다. 그렇다면 단순한 자연이 아닌 대자연이라 해야 그 이름이 더욱 선명해지는 바다는 과연 우리의 삶에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일까 나는 비록 짧지만 바다와 함께했던 지난 30년에 가까운 시간 속에서 그 질문의 답을 찾아보려고 한다.
과거 나에게 바다는 모든 것을 집어 삼키고도 나 몰라라 할 것만 같은 무서운 존재였다. 모비 딕이라는 머리가 흰 거대한 고래에게 한쪽 다리를 잃은 에이햅의 복수담이 그려진 영화 「백경」을 굳이 보지 않았다 할지라도 나에게 바다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렇다고 나의 이야기가 격조 높은 서사시적 산문의 아름다움과 함께 세계문학의 걸작으로 꼽히는 백경과 같은 수준의 글이라는 뜻은 결코 아니며 바다를 정복하겠다고 마음먹은 적 또한 가져본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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