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형상과 같은 인간의 모습을 포착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뿐더러 신(神)에 대한 모독이다. 이런 기계를 만들었다고 떠드는 다게르는 분명 바보 중의 바보다 .
1839년 프랑스인 다게르가 사진기를 처음 개발했을 때, 당시 유럽의 언론들이 신문에 게재했던 비판 기사들 중의 한 글귀다. 지금도 일부 오지의 원시인들은 사진기를 들이대면 사진기가 영혼을 빼앗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사실 따지고 보면 현대 문명이 앞섰다고 하는 유럽 또한 최초에는 이같이 터무니없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사진기의 원리와 관련된 가장 오래 된 기록은 아리스토텔레스 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아리스토텔레스는 방 안을 어둡게 한 뒤 한쪽 벽면에 바늘구멍을 뚫어 놓으면, 방 밖에 있는 물체의 영상이 비록 거꾸로 된 형태이기는 하지만 바늘구멍을 통해 들어와서 방 안의 벽면에 비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그는 일식(日蝕)이 있을 때, 이를 관찰하기 위해 이 방법을 사용해 해의 일그러진 모습을 확인하기도 했다.
당시 카메라 오브스쿠라 라고 불린 이 방법은 중세 들어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비롯한 화가들에 의해 밑그림의 윤곽을 그리는 도구로 발전했다.
이 도구는 네모난 상자의 한쪽 면에 바늘구멍을 뚫어 놓고, 그 면의 반대 면에는 종이를 붙여 만드는 것이었는데, 바늘구멍이 향하고 있는 쪽의 영상이 상자 속으로 들어와 종이에 비치는 기능을 갖고 있었다.
이후 1550년 이탈리아의 물리학자 카르다노는 구멍 쪽에 볼록렌즈를 대면 종이에 비치는 영상이 훨씬 또렷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볼록렌즈가 빛을 모아서 종이쪽에 초점을 만들어 줬기 때문이다.
동양에서도 이러한 기술은 오래 전부터 사용되었는데, 세종대왕 당시 태양의 고도 측정을 위해 만든 동표(銅表) 또한 이러한 방법을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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