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죽음을 상상한 적이 있다. 나의 죽음은 늘 고요하고 신비로운 우주현상과 늘 맞닿아 있었다. 북극의 오로라를 보며 죽기를 바랐던 나는 요즈음 타이탄에 가보고 싶다. 얼마 전 본 우주에 관한 동영상을 보고 타이탄에서는 비가 눈처럼 천천히 내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인간이 우주에 대해 아는 것은 터무니없이 적고, 생을 깎아서라도 가고 싶은 우주는 너무도 멀다. 이런 내가 SF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너무 당연한 일이었다. 어느 샌가부터 책을 가까이하고 영화에 빠져들면서 SF는 내가 좋아하는 장르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되었다.
현재 3대 SF 작가를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 사람이 아서 클라크, 아이작 아시모프이며 나머지 한 명은 로버트 하인라인, 필립 K. 딕을 많이 언급한다. 아이작 아시모프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아이, 로봇]의 원작 소설을 쓴 작가며, 로버트 하인라인은 [스타십 트루퍼스]의 원작가로 유명하다. 나는 여기서 SF 문학계의 거목이라 불리는 아서 클라크와 영화화된 소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필립 K. 딕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2-1.
아서 C. 클라크는 1917년에 태어나 비교적 가장 최근까지 살아있던(2008년 타계) 손꼽히는 SF 작가이다. 아서 클라크는 내가 생각해오던 ‘SF 작가’의 이미지에 딱 들어맞는 작가다. SF 영화에서 과학자로 등장할 법한 차갑고 이지적인 외모부터 환상적이고 동화적인 상상력이 아닌 냉철하고 있을 법한 미래적인 사고방식까지. 실제로 그는 작가이면서 미래학자이기도 했다. 무모하게만 느껴졌던 그의 미래예측은 21세기엔 너무 당연한 ‘일상’이 되었다. 그는 2000년 전집 출간 당시에 썼던 서문에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남겨 놓았다.
과학소설은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많은 일을 해 왔다. 비록 작가들이 항상 지혜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고의 작가들은 예지력을 확실히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신들에게서 받은 최고의 선물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