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는 말그대로 나에겐 발견의 영화였다. 고등학교 때까지만해도 영화에 별 관심이 없던 나는 중간고사가 끝나고 뭐라도 놀고 싶은 마음에 찾게 된 영화관에서 건진 보물 같은 영화였다. 친구와 나 둘만 빼고는 아무도 없던 정동의 한 극장에서 나는 서서히 그 영화에 빠져들고 있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마 그 시절에 했던 짝사랑이 그 영화에 감정이입을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아니었나 싶다. 이 영화를 계기로 영화를 본 후 더 깊게 영화에 대 한 정보를 찾아보는 습관을 갖게 되었고,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와 같이 원작이 있는 영화라면 찾아보고 비교해 보는 습관도 갖게 되었다.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 나도..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나는 이 물음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했었다. 분명 영화만 봤을 때는 서로 사랑하지만 어긋나기만 하는 안타까운 사랑을 하는 매튜와 리사가 주인공일 텐데, 나의 마음은 왠지 모르게 알렉스에게 향하고 있었다. 아마 누군가는(대다수가) 이 영화를 보고 알렉스를 욕하고 다시 만나게 되는 매튜와 리사에 대해 안도의 한숨을 내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오랜 시간 후에 그 이유를 제목에서 알 수 있었다. 주인공은 매튜와 리사가 아닌 혼자만의 짝사랑을 하던 알렉스였다는 것을. 아마도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 나도 당신을 사랑했어요.’ 라는 알렉스가 끄끝내 하고 싶었던 말 한마디가 제목에 나와 있는 것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된 이후에는 영화가 계속해서 알렉스는 악역인 것처럼 이끌고 갔던 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만약 너무나도 사랑한 나머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알렉스를 얘기하고자 했더라면 관객들이 조금 더 알렉스에게 동정의 마음을 갖도록 연출 할 수도 있었을 텐데. 정신 나간 여자로만 비춰진 알렉스의 모습이 너무도 불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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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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