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대 말까지 빈 학단의 영향을 받은 과학철학계에서는 과학은 관찰적이고 실험적인 기초 아래 누적적이고 위계적으로 보다 상위의 이론으로 발전한다는 공통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즉, 관찰적 용어로부터 이론적 개념으로 의미가 상향 침투되고, 이에 따라 과학의 전체적인 구조가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 포퍼(Karl Raimund Popper, 1902∼1994)는 제한된 수의 관찰진술로부터 보편적 진술을 도출해내려고 하는 귀납의 원리를 비판하면서, 입증 개념을 반증 개념으로 대체했다. 즉, 그는 과학의 법칙의 참과 거짓의 여부는 제아무리 많은 입증 자료를 제시하여도 여전히 확인되지 않은 또 다른 영역이 남아 있기 때문에 유한한 관찰에 의해서 판단될 수는 없지만, 그 법칙을 부정하는 관찰이 나타날 때는 반증될 수 있다고 하는 새로운 구획 기준을 제시했다. 한 지식이 과학적 지식인지 아니면 비과학적 지식인지 하는 것은 반증가능성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구분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토마스 쿤의 패러다임 명제가 실린 「과학혁명의 구조(The Structure of Scientific Revolutions)」는 1962년 그 초판의 출간과 동시에 열광적 찬사와 비판의 대상이 됨으로써 광범위한 영역에서 쿤 혁명 을 일으켰다. 그의 과학 변천 및 발전에 관한 이론은 특히 과학철학 분야에서 심각한 논쟁을 유발시켰고, 자연과학분야에서 나아가 사회과학 분야에 더욱 심오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그러한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에 대하여 알지 못한다면 그것은 비단 자연과학분야에서 뿐만이 아니라 방대한 영역에 걸친 그의 영향력에 대하여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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