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라는 선동적인 제목의 책으로 이에 대한 해답을 갈구하는 다양한 분야의 수많은 논객들을 동시에 동지 혹은 적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는 우리가 이러한 심오한 질문에 직면했을 때 더 이상 미신에서 그 답을 찾을 필요가 없다며 으시대고 있다. 이 책이 발간 된지가 이미 10년이 훌쩍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그의 도그마가 생소하게 느껴지는 것은 무엇보다도 그 내용의 급진성 때문일 것이다. 다윈이 진화론을 주장한 이후로 인류는 다위니즘 또는 자연선택설과 같은 일종의 패러다임들을 접해 왔다. 이 책은 철저한 다윈주의 진화론과 자연선택을 기본 개념으로 독특한 발상과 놀라운 주장을 전개하고 있다. 즉 기존의 진화 단위인 개체를 불멸의 존재인 유전자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거의 과학계의 칼 마르크스 수준이다.
「그것들은 먼 옛날에 기사와 같은 자유를 포기하고 말았다. 오늘날 그것들은 외부로부터 차단된 거대하고 꼴사나운 로봇 속에 거대한 집단으로 떼 지어 살면서 구부러진 간접적인 길을 통하여 외계와 연락을 갖고 리모트 컨트롤에 의하여 외계를 조절하고 있다. 그것들은 당신 속에도, 내 속에도 있다. 그것들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창조했다. 그리고 그것들의 유지야말로 우리의 존재의 최종적 논거이다. 그것들은 자기복제자로서 기나긴 길을 걸어왔다. 이제 그것들은 유전자라는 이름으로 걸음을 계속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것들의 생존 기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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