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The Cider House Rules 를 보고
어둡고 비좁은 네모 상자 안을 들여다볼 때의 그 느낌을 아는가 답답하듯 숨이 탁 막히면서도, 그 안에 무엇이 있기라도 한 마냥 눈과 마음을 떼지 못하는 무한의 호기심.
전반부. 시작의 밝아짐을 기다리는 데, 이 영화 점차 더 어두워지기만 한다. 그뿐인가 어둠과 동행하는 고요한 영화 음악이, 그나마 비어버린 적막 속을 채운다.
답답함. 네모 상자 안을 들여다 볼 때의 그 느낌이다. 이윽고 정적을 깨고 ‘The Cider House Rules’라는 제목이 등장한다. 으레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듯하다. Cider House 의 규칙, 규율 따위란 뜻일까 답답함에 이어 어김없이 밀려오는 호기심이 나를 주체할 수 없이 스크린에 메어둔다.
화면 가득 한 눈에 들어오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병실의 모습이다. ‘아기의 울음소리 그렇다면, 산부인과 같은 곳인가’ 갓 태어난 아기는 문인의 이름을 따서 지은 ‘호머 웰즈’라는 이름을 부여받게 된다. 아무렇게나 지은 것처럼 느껴지지만 분명 영화를 움직이는 무언의 힘을 내포하고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화면을 통해 눈으로 여과 없이 투과되는 영상의 정보를 해석하는 데 익숙한 우리 세대. 나 역시 그들 중 하나이다. 결국 영화가 시작하고 10분이란 시간이 경과한 후에야, 나는 이곳은 임신한 미혼모의 (혹은 원치 않게 임신한 여성들의) 출산을 돌보거나 버려진 아이를 입양할 수 있도록 양육하는 곳임을 눈치 챘다. 그리고 호머 웰즈라는 이 사람, 그의 출생 역시 여기서 양육되는 아이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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