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에 대대적인 조직혁신이 진행되기 이전까지 미국기업의 노사관계는 이른바 ‘포디즘’ 이라는 ‘대량생산’ 모델이었다. 이 모델은 과거 40여 년 간 미국기업이 의존해 왔던 모델이었고, 미국자본주의가 세계경제를 지배하는 동안 다른 나라에서도 급속히 확산되어 기업조직의 표준으로 자리잡아 왔었다(Pine, 1993). 그런데, 80년대 초부터 미국과 다른 선진국에서는 판매자와 고객 관계의 주도권이 서서히 이동하기 시작하게 된다. 생산자가 지배하던 시장은 점점 더 소비자 중심의 시장으로 변화하게 된 것이다. 더군다나 이 소비자 중심의 시장 역시 세분화되어 단일한 제품이나 생산자에 의한 지배는 더 이상 불가능하게 되었다. 시장의 변화만이 대량생산 체제를 붕괴시킨 것은 아니었다. 경쟁환경과 기업이 의존하는 기술체계 그 자체가 변모하기 시작하였다. 또 하나의 요인이 경쟁 환경을 변화시켰다. 신흥공업 및 개발도상 국가들이 가격경쟁력을 기초로 표준화된 제품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경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이들 국가들은 미국이 경직된 대량생산 체제에 머물고 있는 동안 이를 넘어서는 새로운 대안적 생산체제를 구축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기업의 작업현장은 대량생산체제 이후의 대안으로 등장한 다양한 생산체제 및 조직 모델들의 ‘각축장’ 양상을 띄게 된다. 즉 하나의 정해진 모델이나 경로에 의해 대량생산 이후의 작업장 체제가 규정된다기 보다는 다양한 형태의 생산체제로부터 출발하는 전략들이 기업의 경쟁력 향상 전략과 결합하여 복잡하게 혼재하면서 작업현장의 변화가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Appelbaum and Batt, 19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