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은 집합행동을 발생시키는 시초적인 요인이다. 우리가 집합행동에 참여하는 인자들이 누구인가 혹은 어떤 집단인가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어떤 이익을 위해 집합행동을 일으키는가를 파악함으로써이다. 제기되어지는 이슈가 얼마만큼 집단의 성원들에게 민감한 이해관계를 형성하느냐가 집합행동의 발생과 강도, 지속성 등을 결정하는 가장 일차적인 문제가 된다.
이 이익을 파악하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첫째는 구성원들의 말과 행동으로부터 추론하는 방법이며, 둘째는 이익과 사회적 지위간의 연계를 종합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추론하는 방법이다(틸리, 1995 : 83-86). 97년 총파업은 명확하게 이익이 파악되어진다. 그것은 바로 ‘고용안정에 대한 요구’라고 할 수 있다.
우선, 96년 말부터 97년 2월까지의 총파업 기간 동안에 제기된 요구와 주장으로부터 쉽게 알 수 있다. 또한 90년대 들어서 산업의 구조조정기에 들어선 한국 경제는 95년 이후부터 고용불안에 대한 징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1996년 말의 노동법 개정은 노동시장의 유연화 즉, 인력비용의 감축을 통한 산업의 구조조정을 전면적으로 시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97년 총파업의 핵심이슈는 ‘고용’문제라는 점을 파악할 수 있다.
이제까지 노동운동은 일반적으로 임금과 관련된 이슈를 중심으로 집합행동이 이루어져왔다. 그러나 산업의 구조조정기에 이른 사회에서는 기존의 임금관련 이슈가 줄어드는 반면 고용안정과 관련된 이슈가 노동운동의 중심이슈로 등장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유럽 노동운동의 경험을 통해 일반적으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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