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출범한 김대중 정부의 통일정책도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계승하고 있다. 6.15 남북공동선언에 담긴 ‘연합제’는 바로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에서의 ‘남북연합’과 동일한 것이다. 남북연합은 통일로 가는 중간과정으로 남과 북이 상호 협력과 공존공영의 관계를 도모하면서 통일기반을 조성해 나가는 ‘과도적 통일체제’로서 제시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남북연합은 그 자체가 통일된 국가의 최종형태가 아니며 어디까지나 과도적 통일체제임을 뜻한다. 따라서 남북연합은 현존 2국가 2체제 2정부를 유지하면서, ‘남북정상회의’, ‘남북각료회의’, ‘남북평의회’, ‘공동사무처’ 등의 남북 정부간 협력기구를 구성․운영하는 체계이자 그 과정을 포괄하는 개념이 된다.
이렇게 볼 때, 남북연합은 기능적 측면에서 여러 국가가 하나의 생활공간 형성을 통해 궁극적으로 정치통합을 지향해 나가고 있는 ‘유럽연합(EU)’과 유사한 성격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김대중 정부의 통일정책이 그가 과거 야당시절부터 제안해 왔던 ‘3단계 통일방안(3원칙 3단계 통일방안)’과 같은 것이냐를 놓고 일부에서 논란이 있었지만 통일부는 김대중 정부는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계승했다고 분명히 했다. 김대중 대통령이 과거 정부들과는 달리 독자적인 통일방안을 내놓지 않았던 이유는 자신에 대한 용공시비로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한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야당시절부터 줄곳 색깔론으로 곤욕을 치렀던 김대중 대통령은 다만 대북정책 3원칙만을 제시했다. 대북정책의 목표를 평화․화해․협력에 두고 이를 위해 △ 평화를 파괴하는 일체의 무력도발 불용 △ 흡수통일 배제 △ 가능한 분야부터 화해․협력의 적극 추진이라는 3원칙을 제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