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발 활동 시간. 모두들 자기 부서에 가기 위해 부산스럽게 움직인다. 우리 반에서 하는 ‘영어 놀이’부에서 아이들이 어떤 활동을 하는지 궁금해서 참관을 하려는데 우리 반 장난꾸러기 녀석들이 눈에 보였다. 부서가 어디냐는 나의 질문에 아이들이 당연하다는 듯 “여기예요.”라고 대답한다. ‘영어’라는 단어 하나에 반듯하게 공부만 할 것 같은 아이들을 상상한 내가 부끄러웠다. 이렇게 영어를 놀이를 통해 즐겁게 배우는 시간 속에서 아이들은 영어에 충분히 흥미를 느끼는 듯 했다.
하지만 어느 날, 얌전한 여자 아이가 나에게 와서 선생님은 어느 과목을 제일 좋아하는지를 묻더니, 이야기한다. “저는 영어가 정말 싫어요. 정말 못해요.”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너도 잘 할 수 있어.” 뿐이었다. 그냥 그 아이에게는 아무 의미 없는 한 마디였을 것이다.
점점 세계 간의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영어를 배우는 것은 정말 필수적인 것이 되었다. 영어 능력을 빼고서는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이미 영어를 잘 하는 아이가 더 잘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영어를 어려워하고 못하는 아이에게 좀 더 흥미를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듣기’ 학습에 재미있는 요소를 더하여 학습자 모두가 기본적인 이해에 도달할 수 있도록 이번 수업을 구상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