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알고 들었던 러시아 혁명, 그동안 러시아에 관한 역사는 내게 형식적으로 다가왔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러시아 혁명 5부작’ 통해 본 러시아 혁명은 많은 것이 그 전에 알던 것과 달랐다.
1부 구체제의 붕괴
예를 들자면 레닌의 형이 황제 암살음모에 가담했다가 사형되었다는 것, 그래서 레닌이 러시아 체제에 불만이 많았다는 것, ‘피의 일요일’이 복직문제가 해결 안 되어 청원을 하러가는 노동자들에게 군사들이 총을 발포했다는 것, 그런 사실들은 내가 모르고 있던 것들이었다. 방송내용은 내게 새로운 사실들은 알게 해주었다.
하지만 이런 일련의 사실보다 나의 마음에 닿은 것은 이 암울한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용기였다. 당시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 시대였다. 가난한 노동자들은 하루 12시간 일하며 낮은 임금을 받았고 여성의 경우는 더욱 심했다. 이런 시대에 노동자 아이 중 3분의2는 두 살이 되기 전에 죽었다고 했다. 하지만 노동자들 절규를 들어주는 사회 통로는 존재하지 않았다. 파업은 불법. 국가는 노동운동 존재자체가 무시당했기 때문이다.
이런 슬픈 시대에 맞서 먼저 들고 일어선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여성들이었다. 하지만 약한 여성들의 전진은 그 어떤 창칼로도 막지 못했다. 여성의 외침은 간단했다. 식량배급을 위해 들고 일어선 것이다. 다행히 다른 이들이 이 여성들의 아름다운 저항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했다. 혁명의 불길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아주 작은 민중들의 용기에서 말이다.
그렇기에 러시아 민중의 행동은 내게 용기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보았다. 시민들에게 발포명령을 내리던 러시아 상부의 명령에 맞서던 일반 군인들의 죽음을 각오한 모습을, 그리고 그들은 결의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