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 오이디푸스 왕은 앞서 접한 동승과는 첫 느낌 자체가 크게 달랐다. 2000년이 더 된 희곡이니만큼 현대적인 극과는 차이가 느껴졌다. 가장 크게 다가온 점은 대사의 길이와 내용이다. 페이지 수는 동승과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지만 빽빽하게 들어차있는 텍스트가 거북하게 다가왔다. 대사가 세세한 설명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어서 즉각적이고 간결한 것을 추구하는 현대적인 극과는 달라서 그런 것 아닌가 한다. 또한 중간에 여러 차례 나오는 코러스의 노래는 약간의 혼란을 주었다. 극의 내용을 뛰어넘는 배경지식을 전해주는 것 같기는 하지만 갑작스럽게 제공된 이질적인 정보는 글을 읽는 흐름을 원활하지 못하게 했다. 또한 코러스의 정확한 역할은 무엇인가 하는 의문을 갖게 했다. 하지만 워낙 유명한 작품이고 이야기도 누구나 다 알만한 이야기이기에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운명에 맞서려는 인간. 하지만 결국 패배하고 만다는 포맷은 지금도 많이 차용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작품을 읽으면서 이것은 비극 중에서도 극단적인 비극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금기시하는 근친상간이라는 설정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오죽 파급력이 컸으면 근친상간 콤플렉스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는 말이 대표할 정도이겠는가 작품을 접한 느낌은 짧게 정리하고 간단하게 작품을 분석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