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합리화와 작업장체제의 변화: D조선을 중심으로]
I. 문제의 제기
87년 이후 한국의 대기업들은 노사관계와 경쟁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대대적인 경영합리화를 모색해 왔다. 그런데 새로운 경영합리화는 87년 이전의 경영합리화와는 그 내용이 크게 다를 뿐 아니라 작업장 수준의 노사관계에 대해서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듯이 보인다.1) 본 연구에서는 87년 이후 기업의 경영합리화가 기존의 노사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한국의 대표적인 조선기업인 D조선의 사례를 중심으로 파악해 보고자 한다. 이는 작업장 수준의 ‘생산의 정치’와 ‘작업장체제’의 성격변화 분석을 의미한다.2)
이를 위해 이 글에서는 우선 거시적인 수준에서 한국기업에서 87년 이후 경영합리화가 추진되게 되는 배경을 살펴본다. 다음으로는 D조선을 중심으로 87년 이전에 전개된 경영합리화와 노사관계의 성격을 검토한다. 이어 87년 이후 D조선에서 이루어진 경영합리화의 내용을 노동과정 수준에서의 작업조직의 변화, 노동시장 수준에서의 내부노동시장의 변모, 기업문화 수준에서의 동의의 창출전략을 중심으로 분석해 보고자 한다. 다음으로는 D조선에서 전개된 경영합리화가 노사관계에 미친 영향을 ‘노동배제형 합리화’의 측면에서 평가하고, 마지막으로 이에 대한 노동 측의 대응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
이 글의 분석대상인 D조선은 한국의 대표적인 초대형 조선소 중의 하나이다. 이 회사는 처음 생산을 시작한 80년부터 89년까지 부실경영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였다. 그러나 89년을 기점으로 세계조선경기의 회복, 정부와 D그룹의 지원에 힘입어 경영상태가 호전되기 시작하여 93년에는 1,475억원의 흑자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본 연구는 D조선이라는 한 기업에 대한 사례연구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87년 이후 한국의 대기업에서 전개되는 경영전략과 노사관계의 성격변화의 전체상을 일변하는 데에도 함의를 줄수 있을 것이다.3)
II. 경영합리화의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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