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부는 무엇인가: 상품
제4장 가치의 진화된 형태: 화폐
제5장 가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제6장 가문의 영광: 자본의 혈통, 순혈주의
제1부 경제학은 하나가 아니다
제1장 경제학에 대한 오해와 진실
흔히들 경제학을 떠올릴 때, 경제학이 돈을 버는 것과 관련된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부자가 되기 위해 경제학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관심에 걸맞게 경제학에 대한 책들 또한 무수히 판매되고 있다. 즉, 돈 버는 원리에 대한 책들 말이다. 이처럼 돈 버는 원리에 대한 책들이 열렬히 판매되고 있다면, 그 책을 읽은 사람들은 모두 부자가 되어야 한다. 실제로 부자의 비율은 늘어났다. 그러나 그것은 소수에 불과하다. 부자의 비율은 다소 늘어났지만, 빈곤층의 비율은 오히려 급격히 증가했다. 이러한 이유는 무엇일까? 돈 버는 원리에 대한 책들은 모두 실제로 돈을 번 사람들의 경험담이다. 그러나 이것은 노동을 통해 돈을 버는 다수의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노동을 하지 않는 소수만을 위한 방법이다. 결국 노동을 하는 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노동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벌 수 있는 수단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임금 소득이다. 그러나 이러한 임금은 기업이 주는 것이다. 노동자는 노동의 대가로 임금을 많이 받을수록 좋지만, 이와 반대로 기업은 노동자에게 부여하는 임금을 최대한 줄이면서도 노동 효율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그렇다면 어느 한쪽이 부유해지기 위해서는 다른 한 쪽은 빈곤해지게 된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여기서 전혀 성질이 다른 두 개의 경제학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 두 경제학은 그 목표가 다를 뿐만 아니라 서로 반대이기도 하다. 한 경제학의 성공은 다른 경제학의 실패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전자는 노동하는 다수를 부자로 만드는 경제학이고 후자는 노동하지 않는 소수를 부자로 만드는 경제학이다. 이 책의 제목인 『그들의 경제, 우리들의 경제학』 중 ‘그들’은 노동하지 않는 소수, ‘우리들’은 노동하는 다수를 상정하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