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개의 문과 하나의 창문 ]
-[룸 넘버 13]을 보다
4월 29일. 이 날은 [룸 넘버 13]의 대구 공연 마지막 날이다. [룸 넘버 13]은 2009년부터 대중의 꾸준한 사랑에 힘입어 4년 동안 흥행을 일으키고 있는 연극이다. 코믹극이어서 누구나 부담 없이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 중의 하나로 꼽을 수 있겠다. 이 연극의 특징은 공간의 변화 없이 하나의 방 안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연극이 장소 변화(무대 위의 대도구 바꾸기)없이 이루어지기는 하나 수많은 사건들이 얽히는 이야기가 좁은 방에서 모두 이루어진다는 게 놀랍다. 조명이 주는 분위기 전환도 없고, 긴장을 부추기는 음향효과도 없다. 그저 3개의 문과 하나의 창문을 통해서만 이야기는 전개된다. 시각적, 청각적 효과가 제외되어있으니 시시하고 재미없을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단순한 전개방식과 무대효과이기에 관객들은 극의 흐름에 더 몰입할 수 있다. 정신없게 사람을 웃기고 긴장시키는 [룸 넘버 13]에 대해 좀 더 알아보도록 하자.
-등장인물과 간략한 내용
등장인물은 국회의원 리차드, 그의 비서 조지, 내연녀 제인, 부인 파멜라, 호텔 지배인과 웨이터, 제인의 남편 로니, 조지 어머니의 개인 간호사 포스터, 사설 탐정 자크로 구성되어 있다. 극의 내용은 아주 간단하다. 리차드와 내연녀 제인이 불륜을 저지르는 현장에서 우연히 시체를 발견하게 되고 시체를 옮기려는 과정의 이야기가 전체 내용이다. 하지만 쉽게 사건이 해결될 리가 만무하다. 시체를 발견하고 신고를 해버리면 쉽게 끝날 일이지만 그렇게 하게 되면 그 방에서 바람을 피웠음을 들키게 되므로 리차드는 무리를 해서라도 시체를 옮기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 비서인 조지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고 사건을 해결하기 전에 웨이터와 지배인에게 발각될 뻔 한다. 그들에게 들키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리차드와 조지, 제인이 내뱉는 어이없는 거짓말로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식의 극의 전개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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