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 배출해대는 욕망의 찌꺼기가 쌓아 올린 거대한 쓰레기 더미, 그것이 하도 추해서 강의 물안개가 피어올라 자꾸 가리려 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소설의 무대인 꽃섬을 헤매는 내내, “생명이 없는 물질은 우아한 것으로 만들어져 공장을 나오지만, 인간은 거기서 부패하고 타락한다.”라는‘E.F.슈마허’가 들려준 한 구절이 뇌 속을 맴돈다. 기술, 조직, 정치가 한 몸이 되어 인간성을 거역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침식해서 타자의 욕망을 획득하기위해 물질적 낭비를 반복케 하고 비생산적 소비의 열중 속에 파멸해가는 우리의 우매함을 말이다.
과시적이고 물질적인 욕망이란, 게임기의 슈퍼마리오처럼 “무수하게 반복되는 행진이며 최대의 성취에 이른다 할지라도 언제나 출발점으로 되돌아”가는 영원한 갈증의 쳇바퀴란 걸 영악한 인간이 모를 리 없지만, 스스로를 끝장내기 위해 달려가는 길이 단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자신만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는 기만적 눈가림을 하는 모습은 지성(知性), 아니 이성(理性)의 무능력만을 확인하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