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내에 갈등이 발생할 때 무엇보다도 먼저 피해야 할 것이 성급한 판단이다. '저 사람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 '저 사람은 그만한 문제도 그냥 못넘긴다' 또는 '우리 관계는 엉망이다'라는 식으로 결론부터 내린다면 서로에게 좋은 결과를 찾는다는 것은 애당초 그론 일이다. 한쪽에서 판단부터 내린 채 문제에 접근하면 다른 쪽은 자신의 가치가 무시되었다고 느끼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반응하게 되고 때로는 적대감까지 가진다. 따라서 성급한 판단을 피하고 문제를 되도록 객관적인 방향으로 표현해야 한다.
문제를 객관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묘사적인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묘사적인 언어란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동기를 해석하지 않고 일어날 일을 그대로 기술하는 표현법을 말한다. 즉, 자신의 가치나 판단을 개입시키지 않는 표현법을 일컫는 것이다. 이를테면 노사관계에서 사원복지의 문제로 갈등이 있을 때 노조 측에서 ․ '회사 측은 자기 이익밖에 모른다. 쥐꼬리만한 월급만 던져 주면 그만이냐?' 라고 한다면 이것은 극한 판단이 개입된 표현이다. 이런 말을 들으면 회사 측은 '너희들은 어떤가? 회사야 망하든 말든 제 이익만 챙기지 않느냐" 하는 식으로 나오게 되어 갈등은 심화되게 마련이다. 이럴 때는 '우리 회사의 사원복지는 다른 회사에 비해 부족한 점이 많다'라는 식으로 객관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통합적 해결책을 찾기 위한 출발점이 된다.
2. 과거지향적 논의를 피하고 현재지향적으로 접근하라.
갈등이 생겼을 때 이것을 과거지향적으로 해결하려는 자세는 매우 위험하다. 과거지향적 접근법이란 문제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왜' 이런 문제가 생겨났는지를 따지는 것, 즉 문제의 근원을 찾으려 하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거의 습관적으로 그 원인을 찾으려 한다. 사실 문제는 근본적으로 치유되어야 재발하지 않기 때문에 원인을 찾아 그것을 제거하려는 태도는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니다.
그러나 갈등상황에서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고자 하는 것처럼 무모한 일은 없다. 문제의 근본은 사람에게 있는 것이어서 그 근본을 찾으려 하다 보면 반드시 서로에게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자신의 입장에서 볼 때는 모든 것이 상대방의 책임이어서 아무리 근원을 따져 보아도 자신의 잘못은 없는 것같이 보이했지만 인간사는 결코 그렇지 못하다. 아무리 잘못이 많은 사람도 자신의 입장에서 볼 때는 상대방의 잘못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람을 피운 남편이 아내에게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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