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에서 관찰되는 성적 불평등은 가부장주의의 잔존과 깊은 연관이 있다. 따라서 성적 불평등의 해소의 관건은 그러한 가부장주의를 어떻게 줄이는가에 달려있다고 간주하여 자유주의적 여성주의가주장하는 대로 가치관의 변화를 위한 교육이나 각종 캠페인 등에 초점을 둘 수도 있다.
또는 급진주의적 여성주의의 주장대로 인공수정이나 가족의 해체를 통해 여성에게서 출산과 육아의 책임을 덜어줌으로써 가부장주의의 원천을 직접 공격하는 방안을 채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가부장주의와 같은 가치관은 오랜 역사를 통해 만들어지고 확산되었기 때문에 짧은 기간 동안에는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다. 교육과 같은 의식개혁운동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가부장주의가 모든 사회제도에 스며들어 있고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현실에서는 그러한 프로그램의 성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여성을 출산과 가사노동에서 해방시키는 방안은 그 실현가능성이 적은 데다가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한 효과가 매우 점진적일 수밖에 없다.
여성과 남성의 사회경제적 격차를 줄이기 위한 보다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정부가 법적 ․ 제도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사회적으로 차별받는 집달을 우대함으로써 집단들 간의 불평등을 바로잡는다는 의미의 적극적 조치(affirmative action)이다. 성적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적극적 조치로는 여성할당제나 여성인력 채용목표제를 들 수 있다. 남성이 지배적이어서 여성이 진입하기 어려운 직종에 대해 일정 비율 이상의 인력을 여성으로 충당하도록 강제한다면 성별직종분리와 같은 성차별적인 현상이 빠른 시일 내에 사라지게 될 것이다.
한국에서는 1990년대 이래로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여성채용목표제의 형태로 적극적 조치들이 도입되어 왔다. 예를 들어서, 1996년에는 여성공무원 채용목표제가 도입되어 2000년도 이후로는 직급별로 최대 30%까지 아성을 채용하도록 되었다. 그 운영방식은 정해진 목표비율에 미달할 경우 합격선에 들지 못한 여성에게 3-5점의 가산점을 제공하여 목표비율에 못 미치는 인원을 선발하는 것이다. 그리고 2003년에서 2007년까지는 한시적으로 '양성평등채용목표제'가 도입되어 공무원 채용 시 어느 한 쪽 성의 합격자 비율이 30% 이상이 되도록 조정하게 되었다. 여성공무원 채용목표제에 이어 2002년과 2003년에 여성과학기술인 채용목표제와 국 ․ 공립대 여교수 채용목표제가 도입되었다.
여성채용목표제는 성차별 해소를 위해 꼭 필요한 제도이며 현실적으로 그 호과가 매우 크다. 그렇지만 한국에서는 여성채용목표제가 공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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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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