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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서 강해(2판) 안에 나타난 바르트의 종교 비판
1. 들어가는 말
칼 바르트(K. Barth)는 19세기 슐라이어마허(F. D. E. Schleiermacher)로 대표되는 낭만주의적 심리주의 내지 신비주의적 종교 이해를 비판한다.1) 그래서 그는 세계의 모든 일이 신의 행위로 표상되고, 종교를 인간의 궁극적 질문으로 이해하는 모든 시도를 거부한다.2) 따라서 바르트는 종교의 본질을 인간의 감정, 경험, 경건으로 주장하는 슐라이어마허의 낭만주의적 종교관에 반(反)하여, 시편 39편, 욥, 바울, 루터, 키엘케골의 종교관을 내세운다(380). 그래서 그는 로마서 7장 14-25절을 주석하면서 종교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이 세계 안에 있는 이 인간을 지배하는 죄의 세력에 대한 증명이 종교가 뜻하는 의미이다”(379). 그러므로 바르트에게서 종교는 참된 인간성의 절정이나 완성이 아니고, 오히려 인간을 탄식하게 만드는 불행이요, 죄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바르트의 “죄의 세력을 드러내는 종교”는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을 갖고서 아래에서는 바르트의 종교 이해와 그 비판을 고찰할 것이다. 이를 통하여 바르트는 종교의 현실성을 “죄가 명시화되고 경험될 수 있게 하는 가능성”(356)으로 이해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바르트의 종교 개념이 죄된 인간성 이해와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리스도를 통해 종교적 인간을 지양하는 그의 변증법의 배아(胚芽)를 파악하게 될 것이다.
2. 인간 가능성으로서의 종교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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