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자와의 원초적 감정의 깊이를 새롭게 연 슐라이어마허의 종교론
1년 전 여름에 고전이 번역되어 나왔구나 하는 반가운 마음으로 책을 읽는 감정과는 달리, “왜 우리가 오늘 슐라이어마허의 종교론을 읽어야만 하는가” 라는 질문을 가지고 틸리히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나는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더군다나 이 책은 ‘종교를 멸시하는 교양인을 위한 강연’이라는 부제가 달린 책이었기 때문에 그 질문은 더욱 절박하게 다가왔었다. 딱 200년이 지난 오늘, 슐라이어마허의 시대를 훨씬 넘어서는 현대에, 더군다나 종교를 멸시하지도 않고 종교에 평생 삶을 헌신하려는 내가 이 책을 읽기 위해서 제일 처음 생각해야 했던 고민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전히 현대에도 종교의 문제는 절실한 문제이고, 종교를 멸시하는 현대인은 종교에 헌신하는 종교인과 같이 공존하고 있기에 종교론이 지니고 있는 가치의 유효성은 결코 쉽게 폄하할 수 없다고 하여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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