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1980년대 말 비디오를 보게 되었다. 제목은 분명히 기억나지 않지만, 혜영, 영철의 넋을 기리며 장례식을 치르는 내용이었다. 맞벌이 부부의 자녀가 엄마, 아빠가 일을 하러 나간 사이 방치로 인해 희생된 사건이다. 그 이외에 당시 희생된 어린이들은 아마도 지금의 대학생 나이 쯤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맨홀에 빠져 죽고, 저수지에 빠져 죽고, 자물쇠로 잠가 놓아 집안에서 불이 났을 때 빠져 나오지 못해 그대로 숨을 거두어야 했던 어린이들이 참 많았던 시기이다. 그 때 많은 여성들이 탁아시설의 중요성을 부르짖으며, 실제로 탁아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데 앞장섰다. 법안을 만들기 위해 공청회가 열리고 공청회의 자료를 만들기 위해 독일에서 공부하고 있던 필자까지 연결이 되었다. 나는 틈나는 대로 외국의 사례를 한국어로 번역하여 보내주고, 가난한 유학생 주제에 몇 푼 씩 돈을 모아 한국의 열악한 탁아시설에 부쳐주곤 했다. 그 때부터 필자와 보육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이제 제도적 보육의 역사는 10년을 넘어 15년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보육의 길은 아직도 멀고도 험하다. 사립이 90%가 넘는 한국의 실정에서 영유아보육법이 개정되고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새로 만들어졌고, 여성부가 두 팔을 다 걷었다 할지라도, 보육과정 개발과 보육환경 개선 등 해야 할 일들이 아직도 산재되어 있다. 보육 업무를 처음에 과소평가했던 관의 사고방식은 교사 교육과정을 단기(1년)로 잡고 그것으로도 충분할 것이라도 믿었으며, 기존의 유사 학과 출신자를 모두 활용하는 등으로 보육의 사회적 과제를 ‘임시방편적으로’ 수행하고자 했다. 이렇게 계속하여 제도가 양분화 되다 보니 교사양성과정, 교사자격 등 모든 면에서 유아교육계와 첨예하게 충돌하다가 결국은 두 가지 다른 법이 제정되는 것으로 굳어버렸다. 거기에다 국공립/법인/개인/직장 등의 설립유형도 보육계의 분열을 초래하기도 한다. 보육시설은 일을 하거나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 부모가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고, 아이들은 건강하게 발달․성장․생활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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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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