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의 산학서 [구일집]에 나타난 수학 문제 해결에 대한 고찰
I. 들어가는 말
수학교육에서 역사발생적 원리에 따른 수학 지도법은 수학사에 관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며, 수학 수업에서 수학사를 활용하는 이점에 대해서는 여러 문헌을 통해 인식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우리가 오늘날 사용하고 있는 수학적 기호와 아이디어들은 대부분 서양의 수학 산물에서 비롯되므로 수학사에 대한 관심도 서양 수학사에 대한 비중이 커 왔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서양의 수학사에 못지 않은 동양, 특히 중국의 수학사가 있었음을 들은 바 있지만 실제로 그 구체적인 모습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바가 없다. 나아가 중국 수학의 지대한 영향을 받은 우리 나라의 수학에 대해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본 고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조선시대의 산학서 [구일집]의 내용을 고찰하고 교육적 활용 방안을 논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구일집은 구일집 천(天), 구일집 지(地), 구일집 인(人)의세 부분으로 나뉘어지며 각각에 3권씩 포함되어 있어 총 9권으로 이루어진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산학서이다. 여기서 옛 선조들이 책의 순서를 매겼던 방법에 대해 잠시 언급하고자 한다. 저자들은 여러 권으로 이루어진 자신의 저서를 순서 매기고자 할때 보통 1, 2, 3...을 쓰지만, 저자의 취향이나 풍류에 따라 여러 가지 다른 방법을 사용하였다. 가령 두 권이면 천지(天地), 또는 건곤(乾坤),세 권이면 천지인(天地人),네 권이면 원형이정(元亨利貞) 등으로 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에 따라 구일집도 천, 지, 인의 세 권으로 순서매겨져 있다.
이 산학서의 저자 홍정하(洪正夏: 1684∼)는 조선왕조 숙종 10년에 태어난 중인 출신의 산학자이다. 산학팔격안(算學八格案)에 따르면, 그의 조부, 외조부, 장인이 모두 산학자인 것으로 미루어, 당시의 전형적인 산학자 집안 출신임을 알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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