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꿈이 있다면 그것은 혁명이다
체 게바라 평전을 읽고...
‘검은 베레모에 턱수염과 정열적인 눈빛을 가진 매력적인 외모’와 ‘안락한 생활이 보장된 의사의 길을 버리고 밀림으로 뛰어든 혁명 영웅!’
97년 유해가 발견되면서 쿠바와 남미, 유럽, 심지어 미국에서조차 추모 열풍을 일으켰던 체 게바라가 지금 국내에서도 20~30대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그가 어떻게 살았는지, 어떤 생각을 했는지 보다 그의 표정에서 읽히는 강렬한 이미지가 하나의 상품이 되어서. 혁명가로서의 삶과 투쟁보다는 낭만적인 모험가나 대리만족을 주는 의인으로 무장해제 돼 버린 ‘게바라 상품’으로.
그래서 이 평전을 보기 전에 ‘체 게바라’라는 인물에 대해 그저 전설 속의 영웅, 신화적인 존재로만 여겼다. 또 쿠바혁명 하면 그 주역으로 피델 카스트로는 떠올라도 체 게바라에 대해서는 잘 몰랐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평전을 덮고 나니 한 인간으로서, 혁명가로서 체 게바라의 치열했던 삶과 투쟁이 주는 깊은 감명과 여운이 지워지질 않는다. 또 왜 우리 안에 그는 전설 속의, 신화적인 인물로만 갇혀져 있는지 이해가 되었다.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간 미국의 신자유주의적 침략이 전 세계를 휘젓는 지금, 이제 무장투쟁에 의한 혁명이라는 것은 비현실적인 전설이라는 것! 수탈과 압제, 제국주의에 맞선 그의 게릴라 투쟁은 실패와 죽음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그가 남미의 제3세계 국가에 전파하려 했던 혁명의 이념은 이제 하나의 ‘전설’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유포하는 것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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