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1844-1900)는 무신론적 입장을 가진 철학자다. 그는 신을 믿는 태도는 인간의 나약함과 복종심이 누적되어 드러나는 증상이라고 하며, 종교를 비판했다. 종교 비판을 바탕으로 하는 니체 사상은 근대 형이상학적 체계, 즉 계몽적 합리주의의 완전성과 서구 기독교의 종교적 절대성이라는 두 측면을 동시에 부정하면서 전개되어 20세기 아방가르드 사상의 기초를 놓았다고 평가된다.
니체의 생애는 크게 세 시기로 나눌 수 있다. 1기 고전문헌학자로서의 삶, 2기 근대문화비판의 시기, 3기 초인사상의 시기가 그것이다. 이 중 니체 사상이 발전하고 완성된 2기와 3기를 통해 니체 사상을 이해하고자 한다. 우선 근대문화비판의 시기인 2기에서 니체의 근대비판 배경과 근대비판 내용, 그리고 니체 사상에 담긴 사유방식을 살펴볼 것이다.
니체의 근대비판 배경
니체가 살았던 시기에는 다윈의 [종의 기원]이 출간되었고, 사람들은 허무감에 사로잡혀있었으며, 산업혁명으로 인해 시민계급의 경제적 이기주의가 만연했다. 이런 현상들이 니체 근대비판의 배경이 되었다.
먼저, 1860년 출간된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은 니체가 ‘신의 죽음’을 선언하게 되는 직접적 계기를 준다. [종의 기원]에서는 근대의 형이상학적 인간관, 즉 정신의 독립성과 우월성을 강조하면서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는 힘을 가진다는 생각(데카르트의 이원론적 사고방식)에 종말을 고한다. 그리고 인간 역시 진화의 산물이며 적자생존의 방식으로 자기보존을 위해 싸우는 동물적 존재라는 인식을 중심으로한 진화적 사유를 제시한다. 니체는 이런 진화론적 인식을 비판하면서 ‘신의 죽음’을 선언한다. 이때 신은 그리스도교의 신뿐만 아니라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을 포함하는 서구의 전통문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니체가 제시한 근대비판의 핵심이 바로 이 ‘신의 죽음’ 선언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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