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들어진 전통 - 에릭호스봄 지음 ]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전통이란 ‘어떤 집단이나 공동체에서, 지난 시대에 이미 이루어져 계통을 이루며 전하여 내려오는 사상·관습·행동 따위의 양식’을 의미한다. 에릭 홉스봄을 대표저자로 하는 《만들어진 전통》은 제목 그대로 우리가 지금 오래된 전통이라고 존중하는 행사나 의식등의 상당수는 19세기말~20세기 초에 필요에 의해 창조된 것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3장에서는 1820년에서 1977년까지를 네 시기로 나누어 영국 왕실 의례의 형성과 역사적 맥락을 설명하고 있다. 영국의 왕실은 현존하는 군주정 가운데 가장 화려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는 사실을 TV 방송들은 엘리자베스 2세가 고색창연한 마차를 타고 의회 개원을 위해 웨스트민스터로 향하는 모습을 중계하면서 당연시 하며, 이 때마다 한결같이 ‘천 년의 전통’을 되뇌인다. 그리고 이러한 매체를 통해서 이를 보는 국민들은 새삼 왕실과 국가에 대한 존경심을 확인하곤 한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영국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본인조차도 외국 소식을 전해주는 뉴스를 통해서 이런 모습들을 보며, 이것이 당연히 ‘그 나라의 가치 있는 전통’이라고 믿어왔고, 이러한 믿음이 당연하다고 여겨왔다. 그러나 이처럼 거창한 왕실의례의 대부분이 천 년의 전통이 아니라, 실은 19세기 후반에 ‘만들어진’ 전통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전통은 무엇 때문에 만들어졌을까 이 시기 유럽에서 전통의 창조가 ‘현재’의 필요를 위해 과거의 이미지를 만들어 낸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만들어진 전통이 어떻게 역사적 사실로 자리 잡았는지,어떻게 정치인들에 의해 국민국가의 권위와 특권을 부추기기 위해 사용되었는지를 보여준다. 나아가 이 책은 집단적 기념행위가 국민 정체성을 형성하기 위한 ‘전략’이었으며, 신화와 의례가 사람들로 하여금 만들어진 ‘공식 기억’을 믿도록 하는 데 의도적으로 사용되었다는 사실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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