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대를 읽고나서
예전부터 읽으려고 벼르고 벼르던 염상섭의 ´삼대´를 드디어 읽게 되었다. 지루하다는 다른 사람들의 말과는 달리 무척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탁류에 빠져들었다.
이 소설의 중심 인물 3인은 제각기 문제점을 지닌 인물인데, 할아버지 ´조 의관´은 봉건제도의 전형적 구세대 인물이며 20대의 후처에게 아들을 낳기를 바라는 탐욕적 인간으로 나타난다. 아들 ´상훈´은 신문물과 기독교에 기울어진 신사이지만 애욕과 축첩의 이중 생활에서 재산만 탕진하는 무기력·무의지의 과도기적 인물이다. 아들 ´덕기´는 선량한 인간성을 지니고 있으나, 이러한 불협화음 밑에서 재산을 지키는 데 한정되고, 적극성을 가지지 못한 미적지근한 순응형이다.
´삼대´의 인간 드라마는 조부의 죽음을 둘러싸고 재산 상속욕에 불이 붙으면서 주변 인물들의 추악성이 절정에 이르고, ´병화´가 추구하는 인간에의 길, ´필순 아버지´의 혁명가로서의 불행한 일생 등에서는 대조적으로 새로운 삶을 전개하려는 안간힘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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