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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을 읽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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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을 읽고나서
앵무새 죽이기 (이하 앵무새) 단 하나의 작품만 남긴 줄 알았던 하퍼 리. 오랜 금고에서 발견됐다는 파수꾼 원고는 빛을 보지 못 할 뻔했다. 하퍼 리는 원래 앵무새보다 파수꾼을 먼저 썼었다. 출판 담당자의 수정권고를 받고 다시 쓴 게 앵무새 죽이기였다는건 이 책이 출간될 때 나온 유명한 일화다. 앵무새 는 인종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평범한 여자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실제로 이 소설은 하퍼 리가 10세 때인 1936년에 그녀의 마을 근처에서 벌어진 사건과 작가가 가족과 이웃을 관찰한 것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도입부에는 그녀를 둘러싼 가족 이야기가 전개되며 묵직한 주제가 녹여져 오히려 작품 전반에 따뜻한 분위기가 사방에 퍼졌다. 처음 책이 너무 두껍고 번역도 옛날 버전이라 거부감이 컸으나 전적으로 스토리에 끌려 읽었었다. 그런 전작의 따뜻한 이미지가 좋아 파수꾼도 기대를 안고 읽었다.
책 후반부에 역자 후기에도 그렇고 각종 매체의 책 소개에서도 찬사 일색이다. 그러나 내가 영미문학에 무지하고 미국 역사에도 무식해서 인지 나는 솔직히 앵무새보다 훨씬 별로였다. 작가가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한꺼번에 하려는 게 강하고 과한 비유와 상징, 인용들이 무지한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복잡하다. 사회 이슈를 반영한 성장 소설을 추구하다보니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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